속초 중앙시장에 자리 잡은 ○○수산은 30년 넘게 오프라인에서 수산물만을 판매하던 전통 상점이었다. 점포 대표 김 사장은 단골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전화 주문이나 택배 요청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체감했다. 고객들은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신선한 수산물을 구매하길 원했고, 김 사장은 이러한 변화를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온라인 직거래몰 구축을 결심하게 되었고, 온라인몰 운영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었다.
디지털화 준비 : 교육과 마인드셋 변화
온라인몰 구축을 결심한 김 사장은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 디지털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속초시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스마트화 교육에 참여해 스마트폰 사용법, 사진 촬영 기초, 온라인 거래의 개념을 배웠고, 강의를 통해 온라인 고객이 기존 시장 고객과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과 구매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신뢰를 판매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 준비 과정은 온라인 상점 운영에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마인드셋을 형성하는 단계였다.
온라인 직거래몰 구축 : 플랫폼 선정과 콘텐츠 기획
김 사장은 대형 오픈마켓 대신 자체 브랜드 직거래몰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플랫폼 수수료와 내부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토리와 제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역 스타트업의 도움을 받아 홈페이지 형태의 온라인몰을 구축했고, 상품 사진 촬영과 설명문 작성은 스스로 준비했다. 시장 근처의 청년 크리에이터에게 촬영을 부탁하고, 자신이 생선을 손질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솔직한 이야기로 풀어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온라인 고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생선을 보내주는지'라는 점임을 알게 되었고, 콘텐츠 기획을 그 지점에서 출발시켰다.
첫 주문과 초기 운영 : 배송 신뢰 확보
사이트 구축 후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김 사장은 초기 운영에서 배송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하루 한두 건의 주문이 전부였지만, 그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 생선은 새벽에 손질한 후 아이스팩과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당일 발송했고,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즉시 재발송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사과 전화를 걸었다. 그는 온라인몰에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면 이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고객 한 명 한 명을 온라인에서 새로 쌓는 단골이라 생각하며 응대했다.
온라인 고객 관리 : 블로그 콘텐츠 운영과 후기 유도
김 사장은 온라인 고객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생선 손질법, 요리 팁, 시장 이야기 등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검색 노출을 통해 유입을 유도했다. 특히 후기 작성을 직접 요청하는 대신, 자신이 먼저 포장 과정과 제품 정보를 꾸준히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후기를 남기게 했다. 이러한 리뷰 콘텐츠가 온라인 신뢰도를 높였고, 재방문 고객을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는 오프라인에서의 친근한 응대를 온라인에서는 스토리텔링으로 확장한 셈이었다.
가격 정책과 온라인 전용 상품 기획
온라인 판매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가격 설정이었다. 기존 매장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하면 배송비와 포장비로 인해 수익이 남지 않았고, 가격을 높이면 단골이 불만을 가질 수 있었다. 김 사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새롭게 개발했다. 손질 세트, 선물용 세트 등 포장과 배송에 적합한 상품을 기획했고, 온라인 고객에게 특화된 구성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그는 온라인몰 운영이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새로운 상품 기획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온라인몰 안정화와 오프라인 시너지 창출
사이트 개설 6개월이 지나면서 김 사장의 온라인 직거래몰은 월평균 200건 이상의 주문을 기록하게 되었고, 매출 비중으로 보면 오프라인 대비 30% 정도로 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객이 서로 교차했다는 점이다. 온라인 고객이 속초에 방문하면서 매장을 찾기도 했고, 오프라인 단골이 가족과 지인에게 온라인몰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별개의 채널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의 장사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디지털화는 또 하나의 판매 채널을 만든 것이 아니라 고객 접점을 확장한 변화였다.
전통시장 상인의 디지털화, 그리고 사람과 신뢰
김 사장은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을 꼽았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며, 그 신뢰는 이야기와 응대를 통해 쌓이는 것임을 그는 체감했다. 온라인 직거래몰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고객과 관계를 맺는 또 다른 상점이었다. 기술과 광고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임을 김 사장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새벽에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손질한 후 온라인 주문을 확인하고, 포장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결론 : 오프라인 상인의 온라인화, 그 변화의 기록
속초 수산물 상인의 온라인 직거래몰 개설 과정은 전통시장 상인이 어떻게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였다. 시장 상인에게 온라인몰은 특별한 기술이나 광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였다. 김 사장은 시장 상인의 방식으로 온라인 고객을 만나면서도 스스로 디지털 상인으로 변화했다. 전통시장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으며, 고객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이 사례는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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