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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골목상권) 디지털화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시작 : AI 고객 분석 시스템 도입

by dh-news 2025. 7. 2.

전통시장이나 동네 골목의 의류점은 그동안 오랜 경험과 감에 의존해 재고를 정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해 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단순히 좋은 옷을 파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할인, 재입고 알림, 관심 상품 분석 등을 통해 ‘누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해 전략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대응하고자, 서울 망원동의 한 골목 의류점은 AI 고객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매장 운영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 결과, 같은 옷을 팔면서도 고객 반응은 전혀 달라졌고, 매출뿐만 아니라 고객 충성도까지 변화하기 시작했다.

 

AI 고객 분석 시스템

 

배경 : 반복되는 재고 실수와 단절된 고객관리의 한계

이 의류점은 20년 넘게 지역에서 영업을 이어온 중소형 여성복 전문 매장으로, 주 고객층은 30~50대 여성이다. 매장 운영자는 계절 변화와 고객 수요를 감안해 수입 상품 위주로 재고를 구성했지만, 정확한 데이터 없이 감으로 주문하는 일이 많았다. 그 결과, 인기 상품은 빨리 품절되고 소비자 요청이 많은 품목은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또한 기존 고객 관리 방식은 명함 수집, 단골손님과의 문자, 카카오톡 알림 정도로 단편적이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어떤 시기에 방문이 잦은지, 어떤 가격대를 선호하는지 체계적으로 기록하거나 분석하는 시스템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홍보 문자를 보내도 반응률은 낮았고, 프로모션도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AI 시스템 도입 :‘감’ 대신 ‘데이터’가 매장을 움직이다

2023년 하반기, 해당 매장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으로 AI 고객 분석 기능이 포함된 POS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구매 이력, 구매 빈도, 선호 상품 카테고리, 객단가 등을 자동으로 저장·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을 유형별로 분류해 마케팅 타깃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2개월 이상 미방문 고객에게는 5% 할인쿠폰과 함께 ‘가을 신상 추천 메시지’를 발송하고, 특정 브랜드를 반복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해당 브랜드 위주로 상품 정보를 노출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똑같은 내용을 전체 고객에게 발송했다면, AI 시스템 도입 이후부터는 고객별로 맞춤형 메시지와 혜택이 발송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퍼스널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시스템은 간단한 모바일 앱과 연동되어 있어, 고령의 상인도 한두 번의 교육만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변화된 마케팅 전략과 실질적인 성과

AI 기반 분석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매장은 즉시 고객 응대 방식과 프로모션 전략을 수정했다.

  • 고객 응대 시, POS 화면에 뜨는 고객 선호 브랜드 정보를 참고하여 상품을 추천
  • 재입고 안내, 신상품 알림은 관심 있는 고객군만을 대상으로 발송
  • 비활성 고객은 ‘○월 ○일 이후 미방문 고객’ 리스트를 기준으로 관리해, 지속적해 고객 유입을 재활성화

그 결과, 도입 3개월 후

✔️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증가
✔️ 고객 재방문율은 2배 가까이 상승
✔️ 리뷰 및 재구매 패턴 증가
이러한 성과는 제품 자체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를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했기 때문이었다.

 

결론 : AI 기술은 소상공인에게도 ‘가능한 무기’다

AI 고객 분석 시스템은 대형 프랜차이즈나 이커머스 기업만의 도구가 아니다. 이제는 동네 골목 의류점, 전통시장 상점, 지역 기반 공방 같은 소규모 오프라인 사업장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내려왔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복잡성보다, 운영자의 활용 의지와 고객 중심 사고방식이다. 이 의류점의 사례는 보여준다. 단순히 ‘좋은 옷을 파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고객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맞춤형으로 소통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그리고 이 과정을 AI 기술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살아남기 위해선 더 이상 ‘제품’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전략과 데이터 기반 운영이 필요하다. AI는 이제 소상공인에게도 가능한 무기이며, 지금이 바로 그 무기를 익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