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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골목상권) 디지털화

전통시장 디지털화 - 행동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략

by dh-news 2025. 7. 26.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들은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한다. 말로 하지 않을 뿐이다. 그들은 상품을 쳐다보거나 만지고, 사진을 찍고, 발길을 돌리고, 질문을 한다. 이 모든 움직임은 고객이 매장을 평가하고 상품을 선택하려는 행동이며, 이 행동 자체가 데이터를 생성한다.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상인은 마케팅 방식을 바꿨고, 고객의 반응은 달라졌다. 온라인몰에서는 클릭 수와 체류 시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상인이 직접 보고 해석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을 개선한 실제 사례를 통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설명한다.

 

전통시장 디지털화 -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멈춤 공간에서 매출을 만든 사례

서울의 한 수산물 점포는 고객이 입구 오른쪽의 손질 생선 진열대 앞에서 자주 멈춘다는 사실을 직원 관찰 기록을 통해 파악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가격표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고객은 상품을 살펴보며 설명을 들을 누군가를 찾다가 구매를 미루고 떠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인은 고객이 오래 멈추는 공간에 “오늘 손질한 생선 이야기”라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상품 옆에 ‘사장님 추천 요리법’ POP를 추가했다. 고객이 멈추는 곳에 상품 정보와 추천 메시지를 배치하자 구매율이 30% 증가했다. 이 사례는 고객이 자주 멈추는 공간에서 ‘설명 부족’이 구매 방해 요소였다는 것을 행동 데이터가 알려준 것이다.

 

사진이 자주 찍힌 공간을 홍보존으로 만든 사례

○○시장 안의 한 떡집은 SNS에 고객이 올린 사진을 모니터링하다가 고객 대부분이 가게 안쪽 찻상 위의 전통 떡 진열 공간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존에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던 공간이었다. 상인은 이 공간을 포토존으로 공식화하고, 해시태그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사진 찍고 #○○떡집 올려주시면 다음 방문 시 무료 음료 제공’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사진을 자발적으로 올리는 비율이 4배 증가했고, SNS 유입 고객 비중도 20%까지 상승했다. 고객이 자주 사진을 찍는 공간은 상점의 브랜드 이미지로 인식된다는 행동 데이터가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된 사례였다.

 

자주 묻는 질문을 마케팅 메시지로 전환한 사례

○○시장의 한 건어물 상점에서는 손님 대부분이 ‘어떤 멸치가 국물용인지’를 질문했다. 상인은 질문이 많아질수록 불편을 느꼈다. 그러나 반복되는 질문은 행동 데이터였다. 즉, 상품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신호였다. 상인은 즉시 상품 판매대에
‘국물용 추천 멸치 : 맛있는 국물 나는 크기’
‘볶음용 추천 멸치 : 아삭한 볶음 요리에 적합’
이라는 마케팅 문구를 붙인 안내판을 제작했다.

그 결과, 고객이 질문하지 않고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안내판 설치 후 해당 코너 상품 매출이 한 달 만에 25% 증가했다.
고객 질문은 마케팅 실패의 사전 경고 데이터라는 사실을 상인이 행동 데이터에서 배운 것이다.

 

상품을 집었다가 내려놓는 행동을 해결한 사례

○○시장 젓갈 상인은 고객이 자주 병 제품을 손에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것을 관찰했다. 직원의 관찰 기록을 통해 그 행동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고객은 병을 들었을 때 제품의 맛을 상상할 수 없었고, 시식도 어려웠으며, 병 옆 라벨의 글씨가 작아 정보를 알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인은 병 제품 옆에 ‘새우젓 추천 용도’, ‘젓갈 장아찌 초보 추천 세트’라는 명확한 설명 판을 붙였고, 병 라벨 디자인을 리뉴얼해 상품 특징을 크게 표시했다. 그 결과, 상품을 집었다가 내려놓는 비율이 40% 이상 감소했고, 구매 전환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고객이 상품을 만졌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신호이고, 내려놓았다는 것은 정보 부족 혹은 가격 저항이 있었다는 데이터였다. 상인은 행동 데이터를 통해 상품 정보를 구매 타이밍에 제공하는 마케팅을 설계했다.

 

빠르게 통과하는 동선을 재설계한 사례

전통시장 수제 어묵집은 매장 중앙 통로 구간에서 고객이 전혀 멈추지 않고 바로 출구로 나간다는 점을 CCTV 동선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상인은 이 공간이 단순한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개선 전략으로 상인은 통로 한가운데에 ‘오늘 만든 어묵 맛보기 코너’를 설치했고, 한쪽 벽면에는 ‘사장님이 추천하는 오늘의 어묵 요리법’ 안내판을 설치해 고객 시선을 유도했다. 동선을 단순히 이동 공간이 아닌 ‘머무를 이유가 있는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통로에서 멈추는 고객 비율이 설치 전보다 35% 증가했고, 시식 후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20% 증가했다. 고객이 빠르게 통과하는 공간은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멈출 이유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을 행동 데이터가 보여준 것이다.

 

결론 : 고객 행동은 마케팅의 정답이다

고객은 말로 피드백하지 않지만, 행동으로 구매 심리를 알려준다. 고객이 멈추는 곳, 상품을 만지는 순간, 사진을 찍는 장소, 발길을 돌리는 자리, 자주 묻는 말. 모두가 마케팅 데이터를 쌓는 행동이다. 실제 성공한 상점들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케팅 전략을 ‘상품 가격’이나 ‘광고 노출’이 아닌, 고객의 실제 움직임에 맞춰 재설계했다. 그 결과 고객의 구매 전환율이 높아졌고, 고객은 상점에서 머물고 구매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행동은 마케팅 실패를 예방하는 경고이고, 마케팅 성공을 만들어주는 신호이다.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움직임이고, 고객 행동을 읽는 상인이 결국 매출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