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오랜 시간 동안 지역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시장에서 단골을 만나고, 골목 상점에서 이웃과 안부를 나누는 문화는 한국의 지역성과 공동체성을 상징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소비 추는 급격히 변화했고, 스마트폰 기반의 온라인 쇼핑과 간편결제 시스템의 확산으로 전통 상권은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다. 단순히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것을 넘어서, 경영 방식 전반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소상공인의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이다.
디지털화의 정의와 구성 요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디지털화란 판매, 마케팅, 고객관리, 운영 시스템 등을 디지털 기술로 전환하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는 것을 넘어, POS 시스템 도입, QR결제 지원, SNS 마케팅, 리뷰 및 고객 응대 자동화, 데이터 기반의 재고·매출 관리까지 포함된다. 특히 소상공인이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배달의민족 사장님 사이트, 쿠팡 파트너스, 카카오 채널 등이 있다. 디지털화는 곧 상업 행위의 전 과정을 ‘아날로그→디지털’로 구조화하는 것이며, 소비자 중심의 거래 구조를 효과적으로 따라가는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현장에 나타난 격차와 어려움
현장에서 디지털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격차와 인력 부족이다. 전통시장에는 60대 이상의 고령 상인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스마트폰 조작부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상품을 사진으로 찍고, 설명을 써서 등록하고, 고객 응대를 메신저로 관리하는 전 과정은 상인에게 물리적·정신적 부담이 크다. 또한 소규모 상점은 인건비 부담으로 마케팅 전담 인력을 둘 수 없고, 포장 및 배송에 대한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 결국 개별 상인이 모든 디지털 업무를 혼자서 수행해야 한다는 현실이, 디지털화의 실질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적 대응과 민간 협력의 방향
정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을 운영하며, 네이버, 쿠팡, 카카오 등 민간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스토어 입점 교육, 라이브커머스 실습, 간편결제 인프라 보급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서울, 대구, 부산 등 주요 광역시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거점센터를 운영하거나 지역 청년과 상인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일회성 교육이나 장비 지원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지속 가능한 디지털 운영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수 있다. 지속성과 자립 가능성 확보가 정책 설계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디지털화의 조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디지털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동 운영 시스템과 협업 기반 구조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단일 점포가 모든 디지털 역량을 갖추는 것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시장 단위의 브랜드 운영, 공동 물류·마케팅, 그리고 지역 디지털 전담팀 구축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광장시장의 ‘공동 라이브커머스 센터’, 강릉의 ‘시장 온라인 몰 통합관’처럼, 여러 점포가 함께 디지털 자원을 공유하는 구조가 효과적이다. 또한 디지털화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경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 흐름 속에서 소상공인들은 브랜드화, 전국 고객 유입, 안정적 매출 구조라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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