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의 디지털화, 스마트스토어로 전국 고객을 만나다

대구 서문시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으로, 대구 시민은 물론 전국 상인들 사이에서도 ‘상인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형성해 온 대표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시장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매출 역시 빠르게 감소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일부 상인들은 새로운 돌파구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을 선택했고, 실제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국 단위의 고객 확보에 성공한 사례가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이 상인들은 어떻게 그 과정을 진행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냈을까? 

 

 

스마트스토어 도입을 결심하게 된 배경

 

서문시장 상인회는 2021년부터 디지털화 교육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상인 스스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특히 의류·수공예·건어물 등 시장 내 일부 품목은 외부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중심 유통구조에 갇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협업하여 ‘시장형 스마트스토어 입점 지원 사업’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몇몇 상인들이 실제 스토어 개설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 상인들은 단순히 제품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품 촬영부터 상세 페이지 구성, 고객 응대까지 직접 경험하며 점차 온라인 판매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실제 성공 사례 : 건어물 상인의 온라인 진출 이야기

대구 서문시장에서 30년 넘게 건어물 가게를 운영해 온 이 모 상인은 ‘코로나로 발길이 끊기면서 처음으로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직접 상품을 등록하고, 지역 특산물을 기반으로 한 제품 세트 구성을 기획해 입점한 첫 달부터 매출 3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이 상인은 온라인 고객을 위해 별도의 포장 라인을 만들고, 택배 발송 시간과 상품 리뷰 관리에 시간을 들이면서 단골 확보에 집중했다. 그의 스토어는 단기간에 상위 노출에 성공했고, 이후 주변 상인들 역시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같은 시장 내에서 유사 품목으로 입점한 다른 점포들도 온라인 유입 증가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디지털화로 생긴 긍정적 변화

스마트스토어 도입 이후 서문시장의 풍경은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가게 안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수동적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상인 스스로 제품을 촬영하고, 온라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능동적인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운영할 수 있는 온라인 상점은 기존 상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또 고객 응대나 리뷰 피드백 관리 등을 통해 상인들의 서비스 인식 수준도 함께 향상되었다. 일부 상인들은 네이버 톡톡 상담 기능을 활용해 실시간 문의에 대응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였고, 이는 곧 재구매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서문시장 내에 ‘디지털화가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빠르게 퍼뜨리게 했다.

남은 과제와 확산 가능성

서문시장의 스마트스토어 사례는 분명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성공 모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아직 모든 상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의 상인이나 IT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 교육이 아닌, 상시적인 1:1 실습형 디지털 교육과 온라인 운영을 대행해 주는 협동조합 형태의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제품 사진, 상세 설명, 키워드 설정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은 지역 청년 창업가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서문시장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이 사례는 전국의 다른 전통시장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