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많은 전통시장도 온라인 판매, SNS 마케팅, 배달 연동 등 다양한 디지털 전환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단순히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거나 POS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 시장이 많다. 그런데 일부 시장은 예외적으로 디지털화에 성공했고, 실제로 매출 증가, 고객층 확대, 지역 내 브랜딩 효과까지 가져온 사례들이 존재한다. 이들 시장의 공통점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협업 운영 시스템’을 먼저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3개 대표 사례(서울, 강원, 경북)를 중심으로, 어떻게 전통시장이 시장 단위로 협력 구조를 만들고 디지털 운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사례 ① 서울 광장시장 – 라이브커머스 공동 운영 모델
서울의 광장시장은 전통시장 중에서도 관광객 유입이 많은 대표 시장이다. 그러나 외국인과 젊은 세대가 매장을 찾기는 해도 실제 구매율이 높지 않았고, 상점 간 디지털 격차도 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장시장은 지자체와 협력하여 ‘시장 전용 라이브커머스 방송 스튜디오’를 구축했고, 이를 상점 간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운영 구조를 설계했다.
핵심 성공 요소 :
- 전담 촬영 인력과 MD가 상시 대기 → 상인들은 출연만 하면 됨
- 시장 공동 브랜드 계정 운영 → 팔로워 기반 확보 + 신뢰도 상승
- 방송 편성은 시장조합에서 주 2회 배정 → 운영 주체 명확
- 방송 후 리뷰, 재구매 연계도 공동 관리 → 사후관리 체계 확보
라이브커머스 도입 후, 참여 점포는 방송당 평균 200명 이상의 실시간 시청자와 평균 15~20건의 실시간 주문을 확보했고, 꾸준히 팔로워가 증가하면서 시장 자체가 ‘온라인 콘텐츠 채널’로서의 브랜딩 효과를 얻게 되었다.
📌 교훈 : 디지털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이 디지털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사례 ②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 – SNS 공동계정 운영과 지역 청년 협업
강릉 중앙시장은 강릉시와 로컬 청년 창업팀이 협업하여 만든 시장 통합 SNS 콘텐츠 운영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시장 내 상점 30여 곳이 참여하여 하나의 공동 인스타그램 계정(@gangneung_market_official)을 운영했고,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 업로드는 모두 청년 디지털 콘텐츠 팀이 맡았다.
핵심 성공 요소 :
- 시장 상점별 ‘주력 상품 사진 + 영상’을 정기 촬영
- 고객 리뷰 콘텐츠 수집 및 큐레이션
- 명절 시즌, 여름 피서철 등 테마별 카드뉴스 제작
- DM(쪽지) 문의와 예약은 청년 매니저가 대응
- 청년팀은 시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아 활동비 확보
이 시스템을 통해,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6개월 만에 팔로워 5천 명을 돌파, 강릉 여행 관련 계정들로부터 다수의 ‘공유’와 ‘언급’을 유도했고, 온라인 예약 및 현장 방문으로 연결되는 유입 흐름을 만들었다. 참여 상인들은 “직접 핸드폰을 만지지 않아도 고객이 찾아온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스마트스토어 공동 운영계획까지 확대 논의 중이다.
📌 교훈: 디지털을 잘 아는 외부 청년과 내부 상인이 협업하면, 상점은 콘텐츠 제작의 주체가 아니라 '브랜드의 주인공'이 된다.
사례 ③ 경북 문경전통시장 – 스마트스토어 통합몰과 물류 협업
문경시의 문경 전통시장은 고령 상인 비율이 높은 지역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스토어 통합몰 운영에 성공한 사다. 문경시는 ‘문경오일장마켓’이라는 지역 공동 스마트스토어 브랜드를 만들고, 각 상점의 상품을 통합 등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핵심 성공 요소 :
- 상품 등록, 배송, 고객 응대는 시장 전담 디지털 매니저팀 운영
- 상인은 상품 생산 및 포장만 담당
- 시장 근처 물류센터와 연계해 하루 1회 택배 일괄 발송
- 시장 전체의 통합 매출이 일정 비율로 분배되는 인센티브 구조 운영
이 구조는 상인에게 스마트폰, 앱 조작, 고객 응대 등의 부담을 제거하고, 실제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통합 몰의 월간 판매량은 첫 해 대비 3배 이상 증가, 전국 단위 고객 확보로 이어졌고, 택배 발송 경험이 없던 상인도 온라인 유통에 익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 교훈: 디지털화는 기술 교육이 아니라, 운영의 구조 설계로 접근해야 정착된다.
결론 : 협업 없는 디지털화는 무너진다. 구조가 곧 성공이다
이 세 사례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기술은 달라도, 모든 디지털화가 ‘협업 기반 운영 시스템’ 위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광장시장은 콘텐츠 제작과 방송을 분업화했고, 강릉 중앙시장은 청년 창업자와 SNS 운영을 협력했고, 문경시장은 시장 단위 온라인몰을 만들어 물류까지 공동 운영했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의 성공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운영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인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는 결국 지속될 수 없다.
앞으로의 전통시장 디지털화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구성되어야 한다 :
- 분업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
- 청년·전문가와 상인의 파트너십 구조
- 시장 단위 공동 플랫폼 구축과 수익 분배 모델
디지털화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다. 그러나 함께하면, 전통시장도 얼마든지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협업 모델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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