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온라인몰 실패 사례 분석
전통시장의 많은 상인들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몰 구축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온라인에서 매출을 내지 못하고 중단하거나 사실상 방치된 온라인몰로 전락했다. 온라인에 진출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고객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온라인몰을 단순히 ‘하나의 가게’를 인터넷에 세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매장과는 전혀 다른 시장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영업방식이다. 이번 글에서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온라인몰 운영에서 실패한 실제 사례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상인들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훈을 제시한다.
실패 사례 ① 오프라인 단품 그대로 올려놓고 기다린 사례
○○시장에 위치한 A 수산물 상인은 오프라인에서 팔던 생선을 스마트스토어에 그대로 등록했다. ‘손질 고등어 1마리 5,000원’이라는 상품명으로 온라인몰을 열었지만, 몇 달이 지나도 주문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오프라인 고객은 시장에 와서 직접 고르는 재미가 있지만, 온라인 고객은 상품을 보고 상상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상인이 몰랐다. 상품 설명이 없고, 사진도 단 한 장뿐이며, 배송 포장 안내도 없었던 온라인 상품은 검색조차 되지 않았고, 방문 고객에게도 신뢰를 주지 못했다. 구성 상품 없이 단품만 판매하면 배송비 부담까지 발생해 상품 경쟁력이 사라졌다. 결국 A 상인의 온라인몰은 개설 3개월 만에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실패 사례 ② 배송 불량으로 신뢰를 잃은 사례
B 시장의 ○○떡집은 명절 시즌을 맞아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고 배송 판매를 시작했다. 초기 반응은 좋았고, 2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문제는 바로 배송에서 발생했다. 상인은 기존 매장에서 사용하는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을 그대로 사용해 택배를 발송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배송 중 떡이 쏟아지고 눌리면서 제품이 훼손된 채 고객에게 도착했다. 불만 후기와 별점 1점이 연달아 올라왔고, 이내 새로운 고객 유입이 완전히 끊겼다. 상인은 온라인에서 배송 안정성이 상품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 번의 배송 클레임으로 온라인에서 신뢰를 잃은 ○○떡집은 온라인몰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실패 사례 ③ 온라인 고객과의 소통 부재로 재구매를 놓친 사례
○○시장에서 젓갈을 판매하는 C 상인은 온라인몰에서 첫 달 100건 이상의 주문을 달성했다. 하지만 두 번째 달부터 주문이 급감했다. 원인을 찾지 못하던 상인은 고객에게 후기를 요청하거나 재구매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전혀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객은 제품을 수령한 후 아무런 후속 메시지를 받지 못했고, 다시 가게를 찾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후기 콘텐츠도 쌓이지 않았고, 재방문 고객이 없는 온라인몰은 결국 단기 매출에 그치고 운영이 중단됐다. 고객 관리를 오프라인처럼 고객의 방문에만 의존했던 것이 실패 원인이었다.
실패 사례 ④ 시장이라는 이름만으로 판매될 것이라 착각한 사례
D 시장의 ○○전통김치집은 시장 상점이라는 점만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품 사진도 없이 ‘전통 방식 김치 판매’라는 문구만으로 온라인몰을 개설했다. 하지만 고객은 시장 브랜드만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시장 상점이라는 것은 오프라인에서만 의미가 있었지, 온라인에서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인은 시장 전통성을 강조했지만, 고객은 누구에게 어떻게 받는 상품인지 알 수 없었기에 구매를 주저했다. 결국 D 상점은 온라인에서는 아무런 브랜드 파워를 갖지 못한 채 실패했다.
실패 사례 ⑤ 비전문 업체에 위탁 운영 후 방치된 사례
E 시장의 ○○수제청집은 온라인몰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역 마케팅 대행업체에 홈페이지 제작과 운영을 위탁했다. 업체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줬지만, 이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문 확인, 고객 응대, 후속 마케팅은 모두 상인이 해야 했는데, 상인은 온라인 시스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관리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문의는 답변을 받지 못했고, 배송 누락이 이어지면서 온라인몰은 운영 중단 상태가 되었다. 자신이 직접 운영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온라인몰 구축에만 집중한 것이 실패 원인이었다.
실패 사례들의 공통된 원인
위의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전통시장 상인이 온라인몰 운영에 실패하는 원인은 대부분 비슷했다.
- 상품을 재구성하지 않고 오프라인 상품 그대로 판매
- 배송 안정성과 포장 설계를 고려하지 않음
- 온라인 고객과 관계 유지 노력이 없음
- 시장의 전통성에만 의존하고 상품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
- 온라인몰 관리 역량 없이 외부에 전부 위탁한 후 방치
결국 상인은 온라인몰을 또 하나의 가게로 인식하지 않고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놓으면 팔리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공통된 실패 요인이었다.
결론 : 온라인몰도 직접 고객을 응대해야 한다
전통시장 상인에게 온라인몰은 또 하나의 시장이어야 한다. 온라인몰을 개설했다는 것은 온라인에서 새로운 손님을 만나는 또 다른 장터를 열었다는 뜻이다. 상인이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신뢰를 만들어야 온라인몰은 작동한다. 실패한 상점들의 가장 큰 실수는 고객이 눈앞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고객 관리와 상품 기획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전통시장 상인이 온라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인이 직접 온라인 고객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상품을 온라인 고객에게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 시장 상인이 사람을 대하듯 온라인 고객도 대할 때 온라인몰은 살아 움직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