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골목상권) 디지털화

전통시장 디지털화 전략 -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 사례

dh-news 2025. 7. 11. 07:18

전통시장은 오랜 시간 지역경제의 중심축으로 존재해 왔지만, 대형 유통망의 확장과 온라인 소비 구조의 고도화로 인해 전통적 판매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비자의 행동 양식은 단순 구매에서 '경험 기반 소비', '디지털 공유 가능성', '감성 연계 콘텐츠'로 이동했고, 이는 전통시장 운영자와 정책입안자 모두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란 단순한 리뉴얼이 아닌, 시장 공간 전체를 콘텐츠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략이다. 이는 단일 점포의 홍보 수준을 넘어서, 시장 전체의 감각적 정체성을 통합 브랜딩하고, 방문객에게 촬영-공유-재방문까지 이어지는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이 글에서는 이 개념이 어떻게 현실화였고, 어떤 요소들이 성공을 이끌었는지,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전통시장 디지털화 -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의 전략적 구조와 정의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는 시장 공간을 단순 유통 채널에서 ‘감성 기반 경험 플랫폼’으로 변환하는 기획 전략이다. 핵심은 소비자가 시장을 찾는 목적을 ‘물건 구매’에서 ‘콘텐츠 경험’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디지털 확산, 체류 시간 증가, 고객 재방문, 지역 브랜딩 강화를 실현한다.

이 개념은 다음 5가지 구조로 나눌 수 있다 :

  1. 주제성 : 시장의 역사, 지역 문화, 특정 감성(전통·계절·레트로 등)을 중심으로 한 통일된 테마 설정
  2. 공간 구성 : 테마에 맞는 포토존, 조명, 그래픽, 설치물 등 콘텐츠 생산이 용이한 환경 설계
  3. 체험 설계 : 물건 구매가 아닌 ‘직접 만들고 찍고 느끼는 활동’을 포함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 구축
  4. 디지털 연계 : SNS 해시태그, QR 이벤트, 실시간 리뷰 공유, 챌린지 운영 등 온라인 흐름 설계
  5. 상인 역할 전환 : 상인을 단순 판매자가 아닌 ‘체험 안내자’ 또는 ‘콘텐츠 협력자’로 재정의

이러한 구조는 상점 단위가 아닌 ‘시장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브랜드로 통합하는 전략적 시도이며, 정책적으로도 디지털 로컬 이코노미 활성화의 핵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사례 ① 경주 전통시장 –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감성화 전략

경주는 ‘역사 문화 자원’을 시장 콘텐츠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대표 사례로, 전통시장을 관광형 콘텐츠화하는 데 성공했다. 경주의 ○○전통시장은 한복 체험, 한지 엽서 제작, 전통차 시음, 전통 문방구 클래스 등 ‘전통 감성 체험 세트’를 상품화했고, 고객은 사전 예약 또는 현장 등록을 통해 해당 체험을 즐긴다. 이 시장의 차별점은 단순 체험이 아닌, 디지털 확산을 전제로 한 운영 설계에 있다. 체험 완료 후 인증 사진을 업로드하면 기념품 혹은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경주전통시장체험단’ 해시태그는 월평균 1,200건 이상 콘텐츠로 누적 확산하였다. 해당 콘텐츠는 인스타그램 릴스, 블로그, 유튜브 쇼츠 등 다양한 채널로 파생되며, 시장 자체가 관광 자원화되고 콘텐츠 자산으로 누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사례 ② 군산 야시장 – 야간 시간대를 테마로 감각 콘텐츠를 만든 사례

군산 ○○야시장은 전통시장에서 ‘야간 감성’이라는 테마를 선도적으로 적용한 사례로, 빛, 음악, 소리, 조리 과정까지 감각적으로 연출하여 소비자 체험을 콘텐츠로 전환했다. 이 시장은 ‘야시장 감성 브이로그 챌린지’를 통해 일반 소비자의 콘텐츠 생산을 유도했으며, 야시장 방문자가 즉석에서 촬영한 야경, 조리 장면, 먹방을 SNS에 올릴 경우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한 달에 한 번 ‘시장 홍보단’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재확산과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상인 교육을 통해 고객 촬영 요청에 협조하고, 조리 장면 연출, 간판 정비, 포장 패키지 디자인 등을 ‘보이는 콘텐츠’ 중심으로 정비함으로써 시장 전체가 하나의 촬영 스튜디오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 결과 체류 시간이 기존 대비 2.5배 증가했고, 상점 평균 단가도 15~20% 이상 상승하는 실질적 매출 개선이 확인되었다.

 

성공 사례의 공통 운영 구조 : 콘텐츠 전략이 곧 운영 전략이다

사례 시장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공통 운영 전략을 채택하고 있었다.

  • ① 일관된 테마 연출 : 시장은 점포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 공간으로 리디자인되었다.
  • ② 고객의 콘텐츠 생산 구조 : 소비자는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가 되며, 시장은 콘텐츠 무대가 된다.
  • ③ SNS 연계 설계 : 현장의 경험이 즉시 SNS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 이벤트, 촬영 유도 문구가 병행되었다.
  • ④ 체험 중심 UX 설계 : 고객이 체험을 통해 ‘기억에 남는 장면’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서적 스토리 라인을 시장 내부에 심어두었다.
  • ⑤ 상인의 참여형 전환 : 상인은 콘텐츠 제작의 보조자, 체험 공간의 운영자 역할을 부여받고 디지털 교육을 통해 역할이 확대되었다.

이처럼 ‘테마형 콘텐츠 전략’은 단지 마케팅 기획이 아니라 시장 운영의 철학과 방식 그 자체를 변화시키는 구조 개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와 정책적 활용 가능성

콘텐츠화된 시장 모델은 단기적 흥미 유도에 그치지 않고, 체류시간 증가, 객단가 상승, 재방문율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경제 성과를 만들어냈다. 경주의 사례에서는 주말 기준 고객 체류 시간이 18분에서 53분으로 확대되었고, 동선 기반 소비가 자연스럽게 확대되면서 체험장 외 상점들의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군산 야시장에서는 비주류 상점의 고객 접근율이 평균 2.2배 상승했고, 후기 콘텐츠가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외부 관광 유입이 증가해 상권 전반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가 동반되었다. 정책적으로는 콘텐츠화 모델을 통해 청년 인턴 연계, 디지털 매니저 배치, 지역 창작자 협업(사진작가, 디자이너, 기획자 등) 같은 다양한 일자리와 연계할 수 있으며, 시장 활성화 예산을 단순 인프라 지원이 아닌 ‘브랜드 콘텐츠 제작’과 ‘고객 경험 설계’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결론 :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는 디지털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POS나 스마트앱이 아니라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감성 콘텐츠의 설계와 운영이다. 디지털 소비자는 제품보다 ‘이야기’와 ‘사진’과 ‘공유 가능한 장면’을 소비하며, 전통시장은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로컬 자산이다.
테마형 콘텐츠 시장화는 시장을 ‘현장 기반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며, 이는 기술 중심 디지털화가 아닌 운영 구조 중심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시장 단위의 디지털화 정책은 ‘기술 도입 → 홍보물 제작’이 아닌, 시장 동선의 시나리오화, 감성 조명의 배치, 상인의 역할 재정의, 방문자의 체험 설계, 촬영 콘텐츠의 유도와 확산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통합 콘텐츠 전략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전통시장은 다시 지역의 중심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