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골목상권) 디지털화

인천 대표 전통시장인 부평 깡통시장 디지털화 - 온라인 배달 플랫폼 연결 및 문제점

dh-news 2025. 7. 10. 16:36

부평 깡통시장은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시장 중 하나로, 다양한 먹거리와 오랜 상권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 명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고 오프라인 유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시장 전체의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상인회는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배달 플랫폼과의 연결을 추진했다. 플랫폼 입점, 배달 전용 메뉴 구성, 온라인 주문 수락 체계 마련 등이 이뤄졌고, 일부 점포는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연결의 결과는 단기간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서비스 중단 사례가 속출했다. 디지털 전환은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시장 현장의 운영 환경과 상인의 역량, 인프라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부평 깡통시장 디지털화 - 온라인 배달 플랫폼

 

기술 연결은 빠르게 이뤄졌지만 실제 운영은 따라가지 못했다

 

부평 깡통시장의 배달 플랫폼 연동은 행정 중심으로 신속히 추진됐다. 지자체와 플랫폼 기업 간 협약을 통해 일정 수의 점포가 배달앱에 입점하고, 매장별 메뉴 등록과 결제 시스템도 구축됐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적 연결 이후였다. 상인들은 메뉴 사진 촬영, 주문 수락, 실시간 응대, 포장 작업 등 전혀 새로운 운영 업무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이나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상인은 혼란을 겪었고, 주문 누락과 오배송, 배달 지연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기술은 도입됐지만, 이를 실제 매장에서 어떻게 지속해서 운영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는 부족했다.

 

조리와 포장을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매장 구조

 

부평 깡통시장에는 분식, 튀김, 반찬류를 판매하는 즉석조리형 매장이 많다. 이런 매장에서는 상인이 조리와 동시에 배달 주문을 수락하고, 포장을 준비하며, 배달원과 연락하는 업무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1~2명이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에서는 이러한 멀티태스킹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일부 매장은 배달 주문을 받았음에도 조리 시간이 늦어지거나 배달 포장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고객 불만과 별점 하락으로 이어졌다. 상인은 오프라인 손님 응대와 배달 주문 사이에서 부담을 느꼈고, 결과적으로 배달 서비스 운영을 포기한 점포가 늘어났다.

 

포장 재료와 위생 기준의 불일치

 

온라인 배달은 기존의 현장 소비와 달리 ‘완성된 상태로의 이동’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부평 깡통시장의 기존 운영 시스템은 현장 섭취 중심이어서 배달을 위한 포장 용기, 밀봉 시스템, 온도 유지 장비 등이 전무한 상태였다. 국물류나 튀김류 등은 배송 도중 눅눅해지거나 쏟아지는 문제가 잦았고, 고객은 “배달 상태가 엉망”이라는 리뷰를 남기며 플랫폼 평점이 떨어졌다. 상인들은 위생 포장 자재의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했고, 동시에 포장 교육이 전혀 제공되지 않아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결국 포장과 배달 시스템의 부재는 시장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배달 기사 접근성과 물류 인프라의 한계

 

부평 깡통시장은 구조적으로 좁은 골목과 복잡한 통행로, 주차 공간 부족 등의 제약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달 기사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상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는 연락 없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매장을 찾지 못해 식어버린 음식을 반송했다. 배달 서비스의 품질은 기사와의 연결 속도, 매장 접근성, 픽업 동선 등에 따라 좌우되는데 시장 구조상 이 점에서 불리했다. 공동 물류 공간이나 픽업 장소가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상인들은 배달 서비스의 비효율성과 민원 발생으로 플랫폼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에 대한 현실적인 벽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는 대체로 매출의 10~20% 수준이며, 여기에 배달비까지 더해질 경우 실제 상인의 순이익은 매우 낮아진다. 부평 깡통시장의 상점들은 대부분 저단가 상품 위주이며, 하루 총매출 자체가 크지 않은 점포가 많아 수수료 구조가 치명적이었다. 예를 들어 6천 원짜리 튀김 세트 한 건을 배달했을 때, 수수료 1천 원과 배달비 부담까지 합치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구조가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공동 배달, 묶음 주문, 공공 플랫폼 전환 등의 논의도 있었지만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상인 교육과 운영 관리 인력의 부재

 

배달앱 운영을 위해서는 앱 사용법, 주문 수락 절차, 고객 대응 방법 등을 지속해서 익히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부평 깡통시장에서는 초기 입점 교육만 제공됐을 뿐, 이후 실시간 지원이나 문제 해결을 도와줄 전담 인력이 없었다. 결국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상인들은 배달앱 관리에 점점 소극적으로 되었고, 주문 누락, 답변 미처리, 리뷰 방치 등의 문제가 누적되었다. 시장 단위의 공동 매니저 또는 청년 디지털 파트너와 연계된 운영 체계가 부재했던 것이 구조적 한계로 작용했다. 배달을 유지한 일부 상점도 대부분 젊은 상인 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앱 관리 역할을 따로 맡은 경우에 해당했다.

 

결론 : 디지털 연결 이전에 운영 시스템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부평 깡통시장의 배달 플랫폼 연계 시도는 디지털 전환을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지만, 기술 연결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배달은 단순히 앱에 입점한다고 운영이 되는 것이 아니며, 상인의 운영 여건, 포장·물류 체계, 고객 응대 시스템, 디지털 교육, 그리고 수익 구조까지 모두 함께 설계되어야 비로소 작동하는 종합 구조이다. 따라서 향후 전통시장이 온라인 배달 시스템과 안정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장 단위의 공동 운영 플랫폼, 상점 간 메뉴 기획 협업, 공공 배달 인프라 도입, 디지털 매니저 배치 등의 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하며 그럴 때야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 유통 기반이 마련되고, 부평 깡통시장 같은 전통시장도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