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골목상권) 디지털화

정부의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 흐름 정리 (2020~2025)

dh-news 2025. 6. 26. 23:03

전통시장은 오랜 시간 동안 지역 공동체와 생활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지만, 온라인 소비 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점차 소외되어 왔다. 2020년 이후 정부는 전통시장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화 정책을 여러 방면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들은 단순한 인프라 지원을 넘어, 상인 교육, 온라인 진출, 물류 기반 구축, 디지털 장비 도입까지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포함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정부의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의 흐름과 변화 과정을 연도별로 정리하고, 실제 정책의 특징과 현장 적용 사례를 함께 살펴본다.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 정리

 

2020~2021년 – ‘디지털 시범 시장’ 개념 도입과 초기 인프라 중심 정책

 

2020년부터 정부는 전통시장에 디지털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초기 정책들을 도입하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 시범 시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전국 40여 개 시장을 선정하여 무선 인터넷 구축, 전자결제 시스템 도입, CCTV 설치 등 기초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했다. 이 시기의 정책은 ‘디지털화의 기반 다지기’에 중점을 두었으며, 고령 상인들의 반발을 고려하여 교육보다는 설비 중심 지원이 많았다. 일부 시장은 POS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지만, 상인의 활용 역량 부족과 전통적 거래 관행으로 인해 실질적인 운영까지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22년 – 디지털 역량 강화와 상인 교육 체계화

2022년은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뀐 해로 평가된다. 단순 장비 지원에서 벗어나, 상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정책이 재편되었다. 중기부는 ‘스마트 마켓 육성 사업’을 본격화하며, 스마트폰 사용 교육, 온라인 상품 등록 방법, SNS 마케팅 활용법 등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별 소상공인 지원센터와 연계해 확대했다. 또한 정부는 전통시장 대상 라이브커머스 교육 및 실전 방송 지원도 시범 운영하며 상인의 직접 참여를 유도했다. 이 시기부터는 ‘시장 단위’보다 ‘상점 단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었고, 일부 청년 상인은 자발적으로 쇼핑몰 연동과 SNS 운영을 시도하면서 전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23~2024년 – 플랫폼 연계 및 민간 협력 모델 확대

2023년과 2024년에는 정부 정책이 디지털 유통 플랫폼과의 연계로 확대되었다. ‘장보다’와 같은 공공 플랫폼은 물론, 배민상회, 위메프 오 등 민간 이커머스 채널과 전통시장의 연결을 공식화하는 정책이 추진되었다. 정부는 전통시장 상인을 위한 입점 가이드를 제작하고, 플랫폼 수수료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형태의 ‘입점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또, 공동 배송 거점 구축, 라이더 연계 물류 시스템, 재고관리 프로그램 보급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장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지자체 주도형 디지털 전환 모델이 활발하게 등장했고, 각 지역은 자체적으로 시장 브랜드화와 SNS 마케팅을 시도하며 다양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2025년 현재 – 통합 플랫폼과 공공데이터 기반 전환 정책 추진

2025년 현재,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은 전국 단위 통합 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로 진화 중이다. 정부는 현재 ‘전통시장 디지털 플랫폼 통합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며, 이 시스템은 각 시장의 상품 등록, 배송 연동, 통계 관리, 마케팅 지원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더불어, 전통시장별 소비자 유입 분석, 구매 트렌드, SNS 언급량 등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도 시범 도입되고 있다. 중기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이 시스템을 일부 광역시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전통시장을 하나의 '디지털 상점군'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정책은 점점 개별 상점 중심에서 플랫폼화, 데이터화로 전환되고 있으며, 전통시장은 이제 디지털 유통 생태계의 일부로 편입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결론 :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본질은 '기술'보다 '사람'

정부의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은 기술 도입에서 시작해, 운영 교육, 플랫폼 연계, 데이터 기반 관리까지 단계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 즉 상인의 인식 변화와 실질적인 참여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 협력 구조, 상인 간 정보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앞으로도 기술 중심이 아닌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민간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실질적 유통망 확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는 단순한 온라인화가 아니라, 지역경제 생태계의 리디자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