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 안에는 25년 넘게 운영해 온 전통 떡집이 있었다. 이곳은 직접 만든 인절미와 약밥으로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고객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명절을 제외하곤 하루 매출이 5만 원도 되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 젊은 층 고객과의 접점은 거의 사라졌다. 주인 김 씨는 “그냥 이렇게 문 닫아야 하나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떡집은 최근 6개월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 SNS 마케팅, 온라인 예약,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등록 등을 통해 온라인 고객 유입에 성공했고, 떡 주문이 한 달 전에 마감되는 인기 매장이 되었다. 이 글은 단순한 마케팅 이론이 아닌, 실제 한 전통 떡집이 어떻게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해 살아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화의 시작 : ‘떡도 검색되는 시대’라는 현실 자각
떡집 김 사장은 처음엔 스마트폰 활용도 어려워했다. “떡은 보고 사는 거지, 사진으론 느낌이 안 나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우연히 젊은 손님 한 명이 “인스타그램 보고 왔어요”라고 말한 순간이 계기가 되었다. 그 손님은 지역 해시태그를 검색하다 ‘전통 떡’ 게시물을 보고 찾아온 것이었다. 이후 김 사장은 딸의 도움을 받아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고, 매일 새로 만든 떡 사진을 한 장씩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팔로워가 20명도 되지 않았지만, ‘#서울전통떡 #엄마손떡 #은평떡집’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하면서 서서히 지역 중심 검색에서 노출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젊은 엄마들, 혼례·돌잔치 기획자, 도시락 업체 등의 DM(쪽지)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주문량이 늘자 김 사장은 고객응대에 시간 쓰는 것이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시스템화 : 네이버 예약·스마트플레이스로 자동화 시작
김 사장은 우연히 이웃 식당에서 “네이버 예약 받아요”라는 문구를 보고, 떡집도 가능할지 찾아보게 되었다. 이후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하고, ‘예약주문’ 기능을 연동했다. 고객은 더 이상 DM으로 문의하지 않아도 예약 일자, 떡 종류, 수량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해졌다. 김 사장은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예약 관리 앱을 설치해, 하루에 한두 번만 확인하면 되니 업무 효율이 훨씬 나아졌고, 고객들도 불필요한 대기나 오배송 없이 정확하게 원하는 떡을 수령할 수 있었다. 또한 리뷰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김 사장은 떡을 포장할 때마다 “리뷰 남기시면 인절미 서비스 드려요”라는 스티커를 붙였고, 실제로 리뷰 수가 늘어나면서 네이버 플레이스 상위 노출이 지속되었다. 이후 단골 손님은 네이버 톡톡으로 빠르게 재주문하거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메뉴를 확인한 후 예약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디지털 고객 흐름이 완성되었다.
매출의 변화, 고객의 변화, 사장의 인식 변화
디지털 마케팅 도입 전 떡집의 하루 평균 매출은 약 7만원 내외였으나, 도입 3개월 후에는 평일 평균 매출이 15만 원, 주말과 명절 시즌에는 하루 50만 원 이상까지도 기록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고객층의 변화였다. 과거에는 대부분 노년층이었지만, 현재는 30~40대 여성 고객 비중이 60% 이상으로 확대되었고, 신혼부부, 임산부, 도시락 전문점 등 B2B 고객도 새롭게 유입되었다. 김 사장은 “처음엔 사진 찍는 것도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올려주는 사진이 가장 좋은 마케팅이다”고 말한다. 이제 김 사장은 디지털을 단지 ‘도구’가 아니라 가게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로 받아들이고, 신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사진 각도’, ‘고객 후기 유도 방식’, ‘SNS에서 어떤 설명을 붙일지’를 고려하게 되었다. 사장의 마인드가 바뀌니, 매장도 브랜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 : 전통이 디지털을 만나면, 단순한 홍보를 넘어 ‘브랜드’가 된다
이 떡집 사례는 단순한 SNS 활용이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이 어떻게 매장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핵심은 복잡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검색·문의·예약·구매·후기’가 연결되는 흐름을 구축했다는 점에 있다.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은 여전히 품질 좋은 상품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지털 마케팅은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며, 지금 이 기술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쉬워졌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려는 의지다. 김 사장의 떡집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단순히 매출을 올린 것이 아니라, 가게의 미래를 바꾸는 전략적 선택을 한 셈이다.